로버트 마티엘리, 美 포틀랜드博에 기증
도난문화재로 밝혀져 40여 년만에 회수

6월 20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브라이언 페리소 관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1725년 화승 의겸(義謙)이 제작한 송광사 오불도가 4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는 부인 산드라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20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송광사 오불도의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사서실장 심경 스님, 문화부장 정현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 스님과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브라이언 페리소 관장, 메리베스 그레이빌 큐레이터가 참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도난당한 문화재가 다시 기증된 사례가 매우 드물다.”면서 “오랜 세월동안 오불도를 잘 관리하고 보관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로버트 씨는 “오불도가 본래 주인을 찾게 되어 기쁘다.”면서 당시 인사동에서 오불도를 구입한 경위를 설명했다.

1925년생인 로버트 씨는 1950년대 후반부터 서울 용산 주한 미8군에서 일했다. 군부대에서 미술품을 관리했던 그는 부인 산드라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1988년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약 30년을 한국에서 살았다. 조계사 근처에 거주하며 옛 물건을 자주 구입했던 그는 인사동의 한 골동품점에서 오불도를 구입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집에 걸어 두었다. 오불도는 2014년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증된 뒤 도난문화재라는 사실이 밝혀져 국내로 환수됐다.

포틀랜드박물관 브라이언 관장은 “한국문화는 다른 문화에 비해 미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송광사 오불도 전시회 등을 통해, 앞으로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며 한국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송광사 성보박물관(관장 고경 스님)은 오불도 환수를 기념해 마티엘리 부부 및 포틀랜드박물관장을 초청해 23일 오후 1시 학술대회 및 특별전 개막식을 개최한다. 특별전에는 이번에 환수된 송광사 오불도를 비롯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오십삼불도’ 및 ‘석조 53불상’ 일부가 함께 전시된다. 

접견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자승 스님과 로버트 씨.
기념 촬영.
송광사 오불도를 기증한 로버트 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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