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사 창건 후 이어지는 고유풍습

도용 종정예하가 설날 구인사를 찾아 세배를 한 불자들에게 덕담을 하고 있다.

천태종(총무원장 춘광 스님) 신도들은 매년 설(음력)을 맞아 구인사 정초 참배를 진행 하고 있다. 상월원각대조사가 구인사를 창건한 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한국 천태종의 고유풍습이다.

신도들은 사찰이나 신행단체로 오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구인사를 참배하기도 한다. 초닷새까지 3만여 명(버스만 500대 이상)이 줄을 잇고, 보름까지 7만여 명이 더 찾아와 매년 정초 참배를 하는 신도는 10만여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주로 여성 신도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남성 신도들은 양복에 넥타이를 맨 단정한 차림이다. 어린 자녀의 손을 붙잡은 이도 있고, 지역특산품을 선물로 준비한 이도 있다. 참배객들은 먼저 법당에서 부처님을 참배한 후 상월원각대조사가 모셔진 적멸궁이나 조사전을 참배한다. 이후 종정예하께 세배를 올리게 된다. 이때 총무원은 신도들로 붐비는 날에는 도용 종정예하께 개별적으로 올리는 세배를 사찰 간부로 제한하며, 일반 신도들은 대보름날까지 하루 3번 구인사 삼보당에 모여 단체로 세배를 올린다.

이런 정초 참배 풍경은 천태종 3대 지표 중 하나인 ‘생활불교’의 종풍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부처님과 사찰, 스님과 도반을 일상생활과 분리시키지 않으려는 인식이 사부대중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풍은 기복을 지양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으로 표출된다. 천태종의 강력한 교세와 결집력의 비결 중 하나일 것이다.

총무원장 춘광 스님에게 세배를 하고 있는 삼광사 합창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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