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간 모은 2500점 중 300점 엄선

아미타삼존도, 조선, 견본채색, 55.3cm×52.0cm.홍색 바탕에 금니로 그린 아미타삼존으로 중앙의 아마타불은 결가부좌를 하고 구품인을 취하고 있다. 좌측으로는 관세음보살, 우측으로는 대세지보살을 배치했고, 뒤에 마하가섭과 아난존자를 뒀다.

기 증 사

종단의 일원으로서 수행자로서 각별히 관심을 가진 것이 역사와 문화였습니다. 역사 유물과 의례, 의식,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일종의 사명감으로 성숙되며 종단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고 여겼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듯이 역사와 문화인식이 결여된 종단도 미래가 없다는 신념에서 다양한 지역에서 각종 유물을 수집했고, 권위 있는 스승들을 찾아가 의례와 의식들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배워 온 의례와 의식들은 종단의 대중들과 공유하고 수집한 유물들은 종단이 소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나하나의 유물을 만난 모든 순간이 맹구우목(盲龜遇木)의 각별한 인연이었습니다. 우연히 눈에 들어 수집한 것들도 깊이 생각해 보면 숙세의 업연으로 만난 것이었으니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가 없습니다. 더러 비용이 모자라면 ‘외상’도 불사(不辭)하며 구입했고 어떤 유물은 수차례 찾아가 보고 또 보며 인연이 맺어지기를 염원하기도 했습니다.

성보(聖寶) 유물은 가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를 충분히 발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장고 안에 가두어 잠들게 하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유물은 다수의 대중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을 때 과거가 아닌 미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특별기획전을 개최해 주시는 천태중앙박물관 관장 장호 스님과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청강희년제명두청유오채연지문천구병, 중국 청, 높이 61cm.
주철금채공양구, 미얀마, 19세기, 높이 47.7cm.
금동관음보살좌상, 중국 명, 높이 34.3cm.
청동석장두, 조선, 높이 16.9cm.
유리사리병, 통일신라, 높이 9.5cm.
대명선덕년제명은용봉문자사차호, 중국 명, 높이 15.2cm.
신선도, 조선, 지본수묵, 118cm×39.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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