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으로 읽는 禪宗 사상사
오가와 다카시 지음·이승연 역/예문서원/2만원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무 말 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셨다. 제자들 가운데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알고 빙그레 웃었다. 염화시중(拈花示衆), 염화미소,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중국 선종의 시초가 된다.

일본 고마자와대학에서 중국선종사를 전공하고, 당송대의 선어록을 연구한 저자는 중국선종사를 중심으로 일본의 대표적 선승들의 사상을 밝히고 있다. 한국선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선종의 흐름을 △초기의 선 △당(唐)대의 선 △송대의 선 △20세기의 선 등 4개의 범주로 나누어 강연형식으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부처’로서 긍정할 것인지, 또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부정하고 그것을 극복한 곳에서 ‘부처’로서의 본래 자기를 발견한 것인지, 그 두 개의 축 사이에 다양한 대립과 교착, 통합운동이 시대에 따라 변천하는 과정이 선사상사를 형성해 왔다.”면서 “한붓그리기로 굵게 그린 초상화처럼 선사상의 역사를 그려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서 선학사 연구가 시작된 시점은 1930년으로, 새롭게 출토된 돈황선종문헌 연구에 편승한 스즈키 다이세쓰 박사의 역할이 컸다.

역자는 “이 책은 당송대의 선사상을 다루고 있지만, 저자가 ‘스즈키 다이세쓰의 오마주’라 고백하듯 일본 선승들을 선사상사의 큰 흐름 속에 편입시켜 체계화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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