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기둥 해체보수 과정서 납입 추정

안성 청룡사 대웅전에서 전통건축에 쓰이는 목재와 석재 길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ㄱ’자 형태의 목재 곡자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6월 5일 안성시(시장 우석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보물 제824호) 해체 보수 과정에서 ‘목재 곡자’(장변 43㎝, 단변 31.3㎝, 두께 2㎝ 내외)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곡자는 대웅전 상량문 기록 등을 감안, 1863년(철종 14년) 대웅전 수리공사 당시 기둥의 해체보수 작업 과정에서 넣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곡자는 목조건축물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인 대웅전 뒤쪽 기둥 하부와 초석 사이에서 발견됐다. 이 곡자는 단변을 10치로 나누어 세부 단위를 ‘一(일)’부터 ‘十(십)’까지 표기했다. 특히 ‘一(일)’에서 ‘三(삼)’까지는 다시 한 치당 10등분해 측정의 정밀도를 높였다. 또 용척(건물의 기본이 되는 길이 단위)에 대해 1차 분석한 결과, 한 자가 313㎜ 내외로 대웅전의 용척과 정확히 일치했고, 근대에 사용된 303㎜ 용척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313㎜ 기준은 조선 세종대 도량형 통일(1446년)에 따른 영조척과 거의 유사하며, 18세기 후대까지 사용된 기준이다. 이 때문에 청룡사 곡자는 당대에 건물을 짓거나 수리할 때 사용한 척도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관계 전문가들의 현황검토와 곡자의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보다 정밀한 조사연구를 위해 현재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경기도 파주시)로 이관한 상태다.

향후 정밀실측 조사·재료(수종) 분석·엑스레이(X-ray) 촬영·CT(컴퓨터단층) 촬영·유사 용척 조사연구·대웅전 수리 이력 분석 등을 추가로 진행해 전통건축 분야의 연구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곡자 결구부 상세.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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