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불교ㆍ천주교ㆍ기독교 등 성명 통해

불교ㆍ천주교ㆍ기독교 등 종교인들이 정부에 현대기아자동차 단식 농성과 톨게이트 노동자 농성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ㆍ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ㆍ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9월 10일 공동 성명을 통해 “김수억 노동자는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을 규탄하며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44일째 노상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인들은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었음을 법원을 통해 10차례 이상 확인 받았지만 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고, 노동부는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며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 역시 대법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인들은 “현대기아차 사측과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노동부는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과 아픔만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 노동자들과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도 고용노동청 앞에서,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길거리에서 참담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종교인들은 “단식 44일째를 맞는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법원의 판결대로 일터로 돌아가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달라.”며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향한 물리력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종교인들은 “우리 종교인들은 현 시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도덕과 윤리, 양심과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깊은 사랑과 연대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의 이 사태를 즉각 해결할 것을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하며 힘없는 약자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종교인의 소명을 항구히 수행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성명서 전문>

현대기아자동차 단식 44일 - 톨게이트 노동자 사태에 대한 종교계의 입장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오늘 9월 10일, 김수억 노동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불법파견을 규탄하며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44일째 노상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자 노동자들은 이미 현대기아차에서 행해지는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었음을 법원을 통해 10차례 이상 확인 받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으며, 노동부는 사태 해결을 약속했음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습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 역시 지난 8월 29일, 대법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해야 할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 이에 항의하기 위해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 본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은 이미 이분들에게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주었음에도 기아현대자동차 사측과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노동부는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과 아픔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슬프고 참담한 상황입니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노동존중 사회”, “비정규직 감축과 처우개선”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노동공약이었으며 대통령 스스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하고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정부는 스스로의 약속 뿐 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마저도 모른 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현대기아차 노동자들과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용노동청 앞에서,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길거리에서 참담한 명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는 노동자들과 함께 묻습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무엇입니까? 현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 사회 구현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유독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법원의 판결이 지켜지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국가와 정부가 보여야할 올바른 모습입니까? 국민을 존경하고 섬기겠다는 정부가 어찌 성실하게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이리도 잔인할 수 있는지 정부는 대답해 주십시오.

우리 종교인은 촉구합니다. 단식 44일째를 맞는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법원의 판결대로 일터로 돌아가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하십시오. 어쩔 수 없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오래도록 기다려온 법원의 판결이 존중받고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생과 공존, 희망의 길을 찾고 시행하기 바랍니다. 법원의 판결을 이행하라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정당한 외침을 물리력으로 가로막고 해산시키려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향한 물리력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현 시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도덕과 윤리, 양심과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깊은 사랑과 연대를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이 사태를 즉각 해결할 것을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하며 힘없는 약자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종교인의 소명을 항구히 수행 할 것입니다.

2019년 9월 10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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