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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계율을 지키는 공덕

기사승인 2019.10.29  11: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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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한 가을하늘을 보면 누구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곱게 물든 단풍에서 사람들은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감동합니다. 가을을 맞아 전국의 산이 단풍을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합니다. 매연과 소음을 피해 주말이면 자연을 찾는 일이 일종의 힐링(healing)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사회도 이처럼 맑고 투명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연 그대로의 순수처럼 사회가 맑고 투명하면 저절로 치유의 기능까지 갖게 될 것입니다. 굳이 자연을 찾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자체 정화기능을 갖기 때문에 그만큼 투명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연초 세계반부패운동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부패인식점수에서 57점을 받아 세계 180개국 가운데 45위를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6개국 중에서는 30위에 해당합니다. 국제사회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우리나라가 투명성을 확보하려면 가야 할 길이 먼 것을 의미합니다.

부패지수가 높다는 것은 공동체 사회를 위협하는 장애가 많다는 것과 직결됩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다양한 문화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제어기능이 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부패한 사회는 공동체 사회에서 필수적이라 할 신뢰기반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믿음이 깨지면 불신이 생기고 불신은 반목과 갈등을 불러옵니다. 결국 사회는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형태로 움직이게 되므로 부패해지기 마련입니다.

고사성어에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말이 있습니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겉으로는 꿀처럼 달콤한 말을 내뱉으면서 속으로는 상대를 해칠 생각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눈앞에서는 선한 웃음을 짓고 돌아서면 헐뜯고 뒤통수치는 사람을 ‘구밀복검’ 인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이 당나라 현종 때의 이임보입니다. 현종은 처음엔 어진 정치를 베풀어 나라를 발전시킨 임금이었습니다. 하지만 양귀비와 사랑에 빠져 정치를 버려둔 채 간신 이임보에게 나랏일을 모두 맡겨버렸습니다. 이임보는 사람됨이 음흉하고 아첨에 능했습니다. 그는 권력을 독차지하자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모두 죽여 버리고, 자신의 권세만 챙겼습니다. 〈자치통감〉은 이임보에 대해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한다. 성격이 음험해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멀리하고 어떻게든 찍어 누르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입에는 꿀이 있고 뱃속에는 칼이 있다.’고 말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임보가 재상자리에 있는 19년 동안 나라를 크게 어지럽혔으나 현종은 이를 알지 못한 채 있다가 훗날 양귀비의 친척 양국충이 재상에 올라 이임보의 죄상을 낱낱이 고하자 시체를 절단하는 부관참시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양국충 역시 이임보 못지않은 부패한 정치로 결국 ‘안록산의 난’을 불러오게 되고 나라를 도탄에 빠지게 한 인물로 남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면 계율을 충실히 지킬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세납 80이 넘은 노구(老軀)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이 전법의 행렬을 계속 이어가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죽림정사를 떠나 마갈타국의 수도 파아탈리푸트라성으로 가신 부처님은 그곳에서 재가신자들로부터 설법을 요청받았는데 이때 설하신 법문이 다섯 가지 계율이 주는 공덕과 손해였습니다. 재가신자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살생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사음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을 마시지 말라’ 입니다. 부처님은 이 계율을 어기면 다섯 가지 손해가 있고 계율을 지키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섯 가지 손해란 첫째, 재물을 구하여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만약 재물을 얻는다 하여도 매일같이 잃을 것이며, 셋째는 어디를 가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넷째는 악명(惡名)과 추문(醜聞)이 천하에 떨치게 되고 다섯째는 생명이 다하여 지옥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계율을 지켜서 얻는 다섯 가지 공덕은 첫째,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로 부처님은 그릇된 것을 바라지 않는 까닭이라 하였습니다. 둘째는 가지고 있는 정재(淨財=재산)가 점점 불어납니다. 셋째는 어디를 가나 모든 사람의 존경과 사랑을 받습니다. 넷째는 명예를 얻게 됩니다. 다섯째는 죽어서 천상에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재가신자들에게 주어진 오계는 사회를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처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만 충실히 실천한다 해도 범죄가 발생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입니다. 나아가 악명과 추문대신 명예를 얻고 사회로부터의 공경을 받게 될 것은 당연한 도리라 하겠습니다. 계율은 사회를 맑히는 정화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서로간의 신뢰를 다질 수 있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공동체 사회를 위해선 꼭 필요한 실천행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오계의 깊은 뜻을 새기고 실천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도원 종의회의장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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