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반출 시도 피의자 11명 무더기 적발

왼쪽부터, 회수된 문화재 92점 중 돈궤(갑진계춘의계소비), 청자항(靑磁缸), 자치통감절요. <사진=문화재청>

우리 문화재를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피의자 11명을 검거하고, 이들이 밀반출하려던 보물급 문화재 4종 92점을 회수했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대전경찰청(청장 송정애)과 공조수사를 통해 최근 3년간 우체국 국제특송과 공항 검색대를 이용해 해외로 문화재 밀반출을 시도한 피의자 11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제60조, 제90조)으로 적발하고, 문화재 4종 92점을 회수했다고 6월 15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전국 고미술품 판매점에서 해당 문화재를 구입한 후 일본·중국·베트남 등 해외로 밀반출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우체국 국제특송을 통한 밀반출의 경우, 물품운송 품목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수법 등을 사용했다.

이렇게 압수한 일반동산문화재는 총 4종 92점으로 목기류·도자류·전적류 등 다양하다. 일반동산문화재는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동산에 속하는 서적·회화·조각·공예품 등 역사·예술·학술적으로 가치가 있고 제작된 지 50년이 지난 문화재를 말한다.

목기류는 19세기부터 근대기에 제작된 것으로 돈궤·목제궤·목제함·흑칠함·탁자 등 20점이다. 이중 돈궤는 뚜껑 안쪽에 ‘갑진계춘의계소비(甲辰季春義契所備)’라고 묵서명이 있어 조선 후기 갑진년에 해당하는 1784년이나 1844년 3월 또는 늦봄에 조선 시대 상인들의 조직인 의계(義契)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전적류는 17세기에서 20세기 초의 목판본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중에는 18세기 조선 시대 금속활자인 율곡전서자를 번각해 만든 〈율곡선생전서〉와 1771년에 전라감영에서 간행한 완영본인 〈주자대전(朱子大全)〉등 조선 후기의 사회상과 조선 성리학의 학문적 경향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도자류는 11세기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제작된 청자·분청사기·백자·도기 등이며 대부분 완전한 형태로 시대적 양식을 갖추고 있다. 조선 15세기 분청사기인 화문장군(花文獐本)은 물과 술, 참기름 등을 저장하던 용기로 일상생활과 제사·의례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조선 전기 분묘(墳墓)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되는 등 당시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자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밀반출 방지를 위해 문화재감정관실의 근무를 강화하고 관세청, 우정사업본부, 국제공항항만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해, 문화재 밀반출방지와 보존·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