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로 추적한 지장신앙의 흐름
자현 스님/불광출판사/3만 원

지장보살은 사후세계의 주관자이자 지옥의 구제자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장신앙은 어떻게 성립되고 변화해 오늘날에 이르렀을까? 불교역사·문화 전문가 자현 스님이 고려불화에 나타난 지장 도상(圖像)과 경전·문헌·유물 등을 바탕으로 지장신앙의 역사를 추적한 책을 출간했다.

책에서는 먼저 지장과 명부의 결합에 관한 문제를 살핀다. 이를 위해 〈십륜경(十輪經)〉을 중심으로 지장신앙이 가장 먼저 성립됐다고 알려진 서역 호탄 지역의 지장신앙에 관해 알아본다. 아울러 〈지장경〉의 성립시기와 내용상의 특징에 관해서도 분석한다.

또 지장신앙의 한반도 유입과 전개에 대해 소개한다. 지장신앙은 신라시대 금강산 불교화의 기틀을 마련한 진표율사(眞表律師)에 의해 미륵신앙과 지장신앙이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저자는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 및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예배도’를 통해 이러한 흐름의 방향을 설명한다.

아울러 고려불화를 중심으로 지장보살도의 내용과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지장보살이 주존(主尊)으로 등장하는 불화 속에 표현된 복색·자세·지물을 비롯해 협시·권속의 문제·불보살과의 병립구도 등을 키워드로 내용을 분석하고, 지장신앙이 당대 사상적 기반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추적한다.

책은 △서론 △지장 신앙의 성립과 〈지장경〉의 정립 과정 △지장 신앙의 한반도 유입 및 특징과 고려불화 △고려 지장보살도의 구성과 도상적 특징 △고려 말 지장 신앙의 확대와 고려불화 △결론 등 6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지장신앙은 동아시아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불교신앙이자 고려불화에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잇는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신앙 혹은 사상과 도상이 결합한 종합적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 책은 신앙과 사상을 통해 도상에 대한 명확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현 스님은 동국대 졸업 후 동 대학원 불교학과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율장)ㆍ동국대 미술사학과(건축)ㆍ고려대 철학과(선불교)ㆍ동국대 역사교육학과(한국 고대사)ㆍ동국대 국어교육학과(불교 교육) 등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학부서 교수ㆍ불교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시대를 초월한 성자, 한암〉, 〈불교사 100장면〉, 〈백곡 처능, 조선불교 철폐에 맞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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