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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사찰마다 봉축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법당과 절 마당은 물론 길가에 등과 현수막을 내걸고 도량 곳곳을 청소하느라 분주하다. 부처님오신날, 사월초파일은 불교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불교라는 종교는 부처님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의 탄생은 역사적 실존인물로서의 석가모니와 불교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함께 갖는다. 부처님오신날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라는 부처님의 탄생게이다. 물론 앞의 두 구절이 훨씬 널리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6.04.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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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새 싱그럽게 지저귀고 들판의 꽃 붉어지려 하건만, 인생이란 연극 같은 것이요 세상일도 뜬 구름처럼 부질없을 뿐.’ 서산대사로 잘 알려진 청허휴정(淸虛休靜 1520~1604) 스님의 오언율시 ‘봄날에 생각을 읊다(春日詠懷)’의 중간부분이다. 시는 들썩이는 봄날의 정취 속에서 무상을 갈파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감으로 느껴지는 봄날에 매료되지만, 수행자는 그 안쪽의 본질을 더 깊이 천착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전국에 꽃향기가 진동하는 봄날이다. 그러나 청년들은 취직을 못해 걱정이고, 4.13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6.03.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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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가 언제쯤 필까요?” “아, 3월 27일에 피기로 저희들과 약속을 했습니다.” 매화를 보러 갈 생각에 선암사로 전화를 했다가 기상천외의 대답을 들었다. 3월 27일에 피기로 약속을 했다니! 전화를 받은 분이 스님인지 종무원인지 알 수 없지만, 얼마나 문의 전화가 많이 오면 이렇게 준비된 멘트로 응대를 할까 싶었다. “그런데, 그날 꼭 피지 않더라도 그건 매화의 사정이지 우리 때문은 아닙니다”라는 대답까지 듣고서 웃으며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선암사에는 수령 600년 이상의 토종 매화나무가 있다. 흔히 ‘선암매’라고 부른다. 천연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6.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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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흐른다. 입춘이 지나고 설연휴도 지났다. 짧은 2월을 징검다리처럼 폴짝 건너뛰면 어느새 3월이 될 것이다. 남쪽에서는 매화소식을 앞세워 봄이 올라 올 것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무상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 속에 시간을 끌고 가는 사람과 시간에 끌려가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에는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라는 화두가 나온다. 마조 선사가 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은 한 스님이 안부를 묻자 “일면불 월면불이지”라고 답하는 것이 그 전말이다. 일면불은 아주 오랜 시간을 사는 것이고 월면불은 아주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6.02.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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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리부동(表裏不同)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다. 겉모습은 초라한데 속은 그렇지 않을 경우도 표리부동이고,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속은 초라하여 별 것이 없는 경우도 표리부동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은 후자의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겉으로는 아주 그럴듯한데 막상 속은 부실할 때 표리부동하다고 말한다. 양 머리를 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숙어 ‘양두구육(羊頭狗肉)’도 같은 경우다. 화려한 포장 속에 쭉정이 내용물을 넣어 놓고 과장된 선전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얕은 장삿속 말이다. 설을 앞두고 마트나 상점에
금강저
임연태/편집주간
2016.01.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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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부처님을 찾아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무엇이 세상을 유지해 가며 무엇이 세상을 이끌고 있는가. 또 어떤 한 법이 있어 이 세상을 제어하는가?” 부처님도 게송으로 답했다. “마음이 세상을 유지해 가고 마음이 세상을 이끌고 있다. 그 마음이 한 법이 되어 세상을 능히 제어하나니.” 의 여러 경전 가운데 ‘심경’의 내용이다. 이 짧은 게송은 불교의 핵심을 두루 담고 있다. 불교를 마음의 종교라고 하는 것도, 팔만대장경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바로 마음이라 하는 것도 이 경전을 통해 이해된다. “마음이 세상을 유지하고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6.01.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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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북서부지역에 누포(Nupo)라는 곳이 있다. 그리 험하지는 않지만 산악지역이고 미얀마와 국경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에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 난민캠프가 있다. 2010년 봄에 방문했을 때는 1만7000여 명의 난민이 전기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한 가운데 유엔난민기구의 구호물자에 의존해 살고 있었다. 2012년에 방문 했을 때는 캠프가 많아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12.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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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대해 고마움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겨울이 시작되고 눈비가 잦은 요즘은 날마다 일기예보에 관심 갖고 날씨에 따라 옷차림새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옷만큼 인간의 문명과 밀접하게 동행해 온 존재도 없을 것이다.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 요소가 의식주이니 말이다. 옷에 대한 불교적 철학의 단서는 ‘분소의(糞掃衣)’에서 찾을
금강저
임연태 주간
2015.12.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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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오관산 영통사에서 관음사와 박연폭포로 가는 길은 새로 닦은 길, 말 그대로 신작로였다. ‘영통사 복원 1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을 넘는 동안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며 저절로 감탄사를 토할 수밖에 없었다. 산을 넘어 펼쳐진 관음사와 박연폭포 인근의 절경 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각자(刻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11.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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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미디어 시대의 생활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지구촌을 손바닥 안에 집어넣어 버린 스마트폰의 등장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 발달사에 가장 큰 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마트폰의 ‘어플’ 가운데는 여행자들에게 유용한 통역이나 사전 기능도 다양하다. 여행자가 외국에서 스마트폰 검색으로 필요한 단어나 문장을 찾아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10.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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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가 있다. 대부분 그의 시가 그렇듯 이 시도 아주 고요히 내면을 향해 떠나는 구도의 목소리로 다가온다. 가을은 해마다 오지만 사람마다 그 가을을 느끼는 방향은 다르다. 윤동주는 많은 질문을 던지며 ‘내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시인의 질문은 ‘사람들을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9.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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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시적으로나마 낙태를 ‘용서’한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올 12월부터 1년 여 동안에 해당되는 ‘자비의 희년’에 한하여 “낙태를 한 여성이 진심 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들이 낙태의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9.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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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와 함께 시작된 여름도 끝자락이다. 절기는 처서(處暑)를 넘어가고 있다. 완연한 가을, 공기가 맑아 먼 산이 한결 가까워 보이고 밤바람에 별도 달도 더욱 밝아 보인다. 가을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어구가 천고마비(天高馬肥)와 등화가친(燈火可親)일 것이다. 천고마비는 기후가 좋아 하늘이 높고 말의 식욕이 왕성해져서 살이 찐다는 말이다. 등화가친은 가을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8.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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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8월에 더욱 실감나는 말이다.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일본 아베 정권의 극우경화 정책 또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인에게 1945년 8월 15일은 36년 지속되었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었고, 일본인에게는 자신이 일으킨 전쟁에서 패배한 날이었다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7.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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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chef)들의 인기가 절정이다. 채널마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이루며 요리사들의 숙달된 솜씨와 맛깔스런 입담이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다가 이제는 요리 과정을 소개하거나 직접 만든 요리로 ‘맛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들이 넘쳐난다. 요즘처럼 먹거리가 풍부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7.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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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잘 알려진 이 구절은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에 나오는 구절이다. 직역하면 사람이 70년을 살기가 수월치 않다는 뜻인데, 시에서는 인생의 덧없음을 토로하는 어투로 읽힌다. 70세를 살기 어려운 것이 인생인데 뭘 그리 아등바등 살 것 있느냐. 자연의 흐름에 맞춰 다투지 말고 살아보자는 것이다. 그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7.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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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平常心)이 도라고 했다. 평상심이란 번잡함이나 분별하는 작용이 사라진 그야말로 평온한 마음이란 뜻으로 이해된다. 평상이란 말을 생활에 적용하면 특별한 일 없이 평탄한 일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에 번뇌가 들끓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아서 평온한 마음으로 살면 그것이 바로 도인의 삶이라는 것이 오랜 믿음이다. 옛 선사들은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6.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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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5.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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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육도윤회는 일순간에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마음이 불편하면 몸이 화탕지옥이고 입이 도산지옥이고 두 주먹이 아수라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은 그 자체가 육도의 현장이라는 것도 매일매일 느끼게 된다. 특히 정치판을 들여다 보면 거기야 말로 아귀 축생 아수라 지옥이 뒤섞여 있는 곳인듯하다. 물론 거기도 인간이 있고 천상의 복락을 지닌 사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4.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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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지족 사람들은 노인들을 존경하고 환대하며 그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칠불퇴법의 네 번째 항목이다. 노인을 공경하고, 노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회는 신중하고 도덕적 기강이 굳건하다. 그러므로 멸망의 길로 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노인은 한 사회의 역사를 일구어 낸 주역이다. 사회적 관점에서
금강저
임연태 편집주간
2015.04.03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