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은 시대, ‘침묵’으로 진리를 설하다 “중생이 아프기에 보살이 아프도다! 병든 중생의 빵을 빌어먹는 대의왕(大醫王)이여! 그대는 무얼 하는가?” 어느 날, 붓다에게 온 편지글이다. 보낸 사람은 유마(維摩). 그는 부처님이 머무는 죽림정사와 가까운 도시 바이샬리에서 소문난 장사꾼이다. 한 때 출가하여 수행자 생활을 했으나 다시 속세로 돌아와 장사를 하며 엄청난 돈을 벌었고, 투전판과 기녀들의 집을 드나들며 살아가는 시정잡배다. 그러나 그는 저잣거리를 떠도는 가운데 속된 행위에 물들지 않고 보시를 하고 선행을 하며 공덕을 쌓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