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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종교평화를 위한 메시지

기사승인 2021.07.27  09: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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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실제로 인간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내일을 활기차게 살아가도록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어울림에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도 어울림이 바탕이 된다면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체중생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는 것을 불교에서는 ‘화엄세상’이라고 합니다. 차별이 없고 위선이 없는 평등세계가 ‘화엄’입니다.

자연이 어울림을 통해 아름다움을 빚어낸다면, 인간이 지향하는 평화와 자유의 세계는 존중과 배려를 앞세울 때 만들 수 있습니다. 존중과 배려가 없는 세상은 갈등과 대립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안겨주게 됩니다.

지난 부처님오신날 한 개신교 단체가 봉축법요식이 진행되던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상식 밖의 선교행위를 자행해 빈축을 샀습니다. 이들은 ‘서울예수전도축제’라는 이름으로 확성기를 크게 틀어놓고 “하나님을 믿으라.”고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찬송가를 부르며 일방적인 선교행위에 들어갔습니다. 지나가던 시민과 신도들의 저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집회를 이어가던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5시간 이상 구호와 찬송가를 부르고 나서야 자리를 떴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에도 해당 개신교 단체의 사과와 반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무원들이 서울 종로경찰서에 이들을 고소했다고 합니다.

일부 개신교계의 이같은 공격적인 선교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이 2014년 부처님의 나라 인도 현지 사원에서 성시화 운동의 하나로 찬송가를 부르며 ‘땅밟기’를 한 사건은 국제적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국내 사찰에도 떼로 몰려다니며 땅밟기를 하고 있는 이들의 행태는 개신교계에서도 이단으로 취급하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종교 간 갈등을 주제로 한 학술논문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7년 사이 개신교인에 의해 발생한 훼불사건은 총 407회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불교계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렇다고 맞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종교 간 대립과 갈등을 부추길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종교간 갈등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한국종교인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9년 한국의 7대 종단이 중심이 돼 설립한 이 단체에서 저는 현재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종교간의 일상적 협력을 통해 평화·자유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각종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비롯해 지역·인종·문화 등에 있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공존과 상생의 지혜가 발현됩니다.

부처님께서도 불교교단을 만든 후 제자들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중생의 평화와 자유를 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이교도와의 빈번한 충돌과 대립 속에서도 정법을 지키고 자비를 실천할 것을 누누이 설파하셨습니다. 당시 외도들은 부처님 교단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성장하자 온갖 이유를 들어 불교를 비난하고 수행자들을 박해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한 분인 목갈라나는 라자가하에서 집장외도(執杖外道) 일파에게 몽둥이로 맞아서 뼈가 부러지고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곤욕도 치렀습니다. 특히 푸루나 존자는 수로나국에서 전법하다 외도들에 의해 목숨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박해하는 외도들을 경멸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끝까지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시비나 갈등에도 반목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설했습니다. 다음은 부처님이 녹야원에 계실 때 나형외도(裸形外道)가 찾아왔을 때 있었던 문답입니다.

“당신은 다른 종교 수행자들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고행자를 비난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외도를 닦는 사람도 천한 사람이 있고 불도를 닦는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또 외도를 닦는 사람의 주장에도 나의 가르침과 같은 것이 있고 다른 것도 있다. 나는 같은 법을 지키라 하고 다른 법은 버리라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 법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말이 나도는 것은 내가 옳다고 해도 그르다 하고, 내가 그르다 해도 옳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다.”

부처님의 이 말씀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과 배려를 품고 있습니다. 자신만 옳고 자신만 소중하다는 생각은 분열과 분파를 부릅니다. 내 종교가 소중하면 이웃종교도 소중한 법입니다. 그래야 종교뿐 아니라 인류의 평화를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너와 내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공존할 수 있다.’는 부처님 말씀을 마음에 아로새겨 평화로운 세상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무원 종의회의장 ggbn@ggbn.co.kr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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